2009년 08월 21일
권지용 팬들은 분노해도 된다. 아니 해야한다.
간단히 알 수 있는 이번 권지용 솔로 표절의혹곡 모음. 소년이여는 좀 긴가민가 하지만 나머지는 믹스해도 똑같을 정도라니.
대강 이번 표절 논란에 대한 권지용 팬들의 반응은 애써 나눠보자면 세가지로 보인다. 방금 어떤 블로그의 리플에서 빅뱅 팬덤이 참으로 다양하다던데 생각해보니 이런 뜻이었던 것 같기도...
1. 어찌되었든 법적으로 표절이 아니거나 원작자가 아니라고 하면 끝인줄 알고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경우. "비슷하지만 표절은 아니다." 라는 거.
2. 꽤 쿨하게 표절일 수도 있겠네 하고 인정하지만 권지용 말고 기획사 까는 부류.
3. 그냥 우리 오빠는 표절같은거 할리 없다는 부류. 걔는 아직도 천재고 지디를 까는 것들은 전부 그의 천재성을 질투해 그러는 것이며 그에 대해서 자신들 부류 외엔 황당하게 느껴지는 증거를 들이밀고 그 증거를 통해 안도한다. (Ex : 방시혁의 권지용 천재론, 골드웨이브 파장 비교)
어쨌든 길게 의하자면 천재라고 자신을 포장하던 아이돌이 사실은 완전히 허상. 단지 이미지를 팔아먹을 뿐인 다른 그저그런 아이돌과 같은 그저그런 아이돌이었다는게 밝혀지자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진, 자기 자신도 뭔가 다른 아이돌을 신봉한다며 지녔던 프라이드가 나락으로 떨어지자 눈물 흘리는 팬들되시겠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인지부조화.
나같아도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가수나 밴드, 그룹이 스스로 작곡하는 천재 이미지로 먹고 살고. 나 자신도 그걸 철썩같이 믿으면서 그들의 음악과 그 자체를 신봉해오다가 [그 모든게 표절이 아닌가.] 하는 꽤나 설득력 있는 의혹이 제시되면 인지부조화 증세를 보이며 어버버거릴거다. 그러니까 저 팬들이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라는거다. 하지만 깔건 까야지.
일단 첫번째부터. 뭐 나도 그닥 법적 지식이 있는 편도 아니고 표절에 대해선 그 정의와 사례 몇가지 정도만 알 뿐이므로. 법적으로 논쟁을 할 생각은 없다. 그러니까 권지용의 이번 곡들은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치자. 표절의 정의는 8마디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게 권지용을 비난하는, 팬덤 외의 대중에게도 통할 것이라고 보는걸까. 오히려 이정도로 똑같이 들리는 곡을 표절로 잡아내지 못하는 알량한 법규를 비난하는 여론만 들끓을 뿐이다. 결국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표절이니까 괜찮아] 라고 권지용을 계속 좋아해줄 지푸라기를 하나 잡고 팬들 스스로만 안도할 수는 있어도. 남들을 설득할, 권지용을 비난하는 이들을 반박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그리고 원작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팬들이 뭔가 조사를 하고 있는것 같긴 한데 어찌됬건 이것도 "원작자 측에서 표절의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또 아직 원작자의 확실한 반응도 나오지 않은 상태고.
두번째는 나름대로 권지용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시. 또는 권지용의 잘못이 아니라 기획사 잘못이라는 자기합리화다. 개인적으로는 좀 황당한 부분인데 어쨌든 표절한 권지용보다 원래 그런 재능이 없었던 권지용을 천재 작곡가로 마케팅해서 그 압박에 못이겨 표절을 하고마는 비운의~ 또는 그 유명한 놈들 표절하는데 기획사에서 그거 하나 신경 못써줬냐 뭐 이런 거인가보다. 이렇게 논리만 정리해 놔도 황당하다. 뭐 이번에 완전 권지용이 다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 표절논란이 터지자 공동작곡 식으로 언플한 기획사가 잘못이 있는건 맞는데. 그건 권지용 기획사 둘다 잘못한거지 권지용은 잘못 없는데 기획사만 잘못하고 그런건 아니라고 본다.
세번째. 음... 노 코멘트. 이 분들은 내가 뭐라고 한다고 될 분들이 아닌 듯. 지디는 열광적인 팬들이 많아서 참 좋겠다. 앞으론 이 팬들 가지고 장사하면 되겠다.
이래저래 말 했지만 그래도 결국 이건 팬들에게 권지용을 싫어하라고, 팬질 그만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권지용의 잘못에 대해서 피하지 말고 직시하라고 말하고 있는 거다. 권지용을 문희준에 대입하면서 그를 단지 무분별한 안티짓의 피해자일뿐이라고 합리화시키거나. 지디를 비난하는 이들을 "쟤네들은 [그냥 지디가 싫어서] 저러는 거니까 그 이유도 합리적이지 못한 것이지." 라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 끝내 지디의 잘못에 대해서는 똑바로 바라보지 않는 것은 이제 그만두고. 깔건 좀 까는 합리적인 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사실 현재 표절논란의 확산이 되는 거면 얼토당토 않은 것들도 표절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 것도 있긴 한데. 하지만 또 그걸로 정당화가 되는 것도 아니고.)
뱀발. 현재 내 권지용에 대한 심정은 처음에 하트브레이커 30초를 보고 표절에 꽤 화가 나다가. 속으로 '아 근데 앨범 괜찮으면 어떡하지;; 난 표절을 용납하지 않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한 차가운 도시남자인데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하고 좀 걱정했다가. 앨범 전곡을 다운받아 (물론 돈내고) 듣고 "영 별로네." 했다가. 뮤직비디오를 보고 "헐 쩐당;;"
뱀발2.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니까 하트 브레이커도 괜찮게 들리긴 한다. 뭐랄까. 정말 권지용이 천재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그 스타성만큼은 이견의 여지가 없을법한.
# by | 2009/08/21 12:00 | 트랙백 | 덧글(10)






